
9월의
마지막 날을 정리하며 그간 묵직하게 짓누르던 일상을 잠시 벗어놓고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멀리 바다를 보러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온갖
시름과 고달픔과 그리고 무거웠던 생각들을 쿠르릉거리며 웅장한 소리로
밀려와 바위에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에 온 가슴을 남김없이 일순간 싹
비워내고,
텅 빈 가슴으로 모래사장을 거닐며 수많은 조가비들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고 싶습니다.
가만히
귀에 소라라도 가져다 대면 바다를 염원하던 조가비의 꿈이 살며시 속삭일
때 나도 조용히 내 사랑을 이야기 해 줄 수 있을텐데...
발 아래까지
밀려와 살풋이 발까락을 간지럽히고선 부끄러운 듯 멀찌감치 도망가는
파도의 정겨운 장난도 너그럽게 봐줄 수 있을텐데...
어둠이
바다 위에 먹빛으로 물든 밤.
수평선 너머 환하게 밝힌 집어등 불빛이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그 곳.
그 바다에 가고 싶습니다.
으슬으슬
한기가 느껴지는 미명의 새벽이 오면 고요히 숨죽이는 바다.
동쪽
수평선 너머로 시커먼 구름을 헤집고 불쑥 하늘로 솟구치는 붉은 태양의
장엄한 광경과 쪽빛 바다가 붉게 타올라 일렁이는 물결.
차갑게 식어내렸다가
다시 불덩이 되어 타오르던 가슴을 어찌 잊을까.
눈
부신 포말을 토해내며 밀려오는 파도가,
찰싹 찰싹 발아래 어지럽던
물살이,
쏴아 거릴 뿐 속내를 말하지 않던 조가비가,
만삭인 여인네의
진통의 순간처럼 긴장되던 해돋이가
그립기만 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